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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른 아침 햇살이 비추는 콩밭과 콩 작물 — 단백질 자급의 핵심 작물
KIFC 리포트 /

한국의 식용유,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나 — 유지류 수급의 구조와 전망

저자(사)식량과기후
최종 수정일

한국이 2024년 식품용으로 소비한 유지류는 약 110만 톤이다 (MFDS, 2024). 이 가운데 대두유가 53%, 팜유가 25%를 차지한다. 그러나 이 기름의 원료는 거의 전부 바다를 건너온다. 국내에서 짜낸 대두유는 연 15만 톤 남짓에 불과하다. 식용유는 한국인이 매일 쓰면서도 자급 기반이 가장 얇은 품목 중 하나다.

무엇을, 얼마나 쓰나

한국의 식용 유지 소비는 2020년 이후 안정적이며, 2024년에는 외식 회복에 힘입어 약 110만 톤으로 소폭 늘었다 (MFDS, 2024). 종류별로는 대두유·팜유·유채유(카놀라유) 세 가지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.

품목별 소비량을 나누어 보면 대두유의 지배력이 뚜렷하다.

표 1. 식품용 유지류 소비 (2024)
품목소비량(톤)비중(%)
대두유588,04753.1
팜유(조정)282,47925.5
유채유(카놀라)107,8599.7
옥수수유42,3153.8
해바라기유28,8962.6
참기름28,3822.6
기타29,5912.7
합계1,107,569100.0

주목할 점은 팜유다. 팜유는 가장 값싼 기름이면서도 가정용 판매가 없다. 라면·과자 등 가공식품과 외식업소에서만 쓰이기 때문에 소비자는 자신이 팜유를 얼마나 소비하는지 체감하기 어렵다. 반대로 참기름·들기름은 한국 식문화의 상징이지만 물량으로는 전체의 3% 안팎에 그친다.

어디서 오나 — 두 갈래 공급망

한국의 식용유는 두 경로로 공급된다. 하나는 콩을 수입해 국내에서 짜는 길, 다른 하나는 완제품 기름을 그대로 사 오는 길이다.

국내 착유(搾油)는 대두 두 곳의 대형 가공업체가 담당한다. 이들이 쓰는 콩은 사실상 전량 수입산으로, 미국과 브라질이 시장을 양분하며 미국 비중이 약 40%다 (KCS, 2025). 그런데 국내 착유량은 연 80만 톤으로, 가동능력 110만 톤과 10년 평균 100만 톤을 모두 밑돈다 (KSPA, 2026).

착유가 줄어든 자리는 완제품 기름 수입이 메운다. 국제 대두박(소맥박 등 사료 원료) 가격이 낮아 착유 마진이 나빠졌고, 수입 정제유를 저가에 파는 신규 업체가 늘면서 국내 착유의 채산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(USDA FAS, 2026).

시계열 변화 — 짜는 나라에서 사 오는 나라로

지난 몇 년간의 흐름은 한 방향을 가리킨다. 국내 대두유 생산은 줄고 수입은 늘었다. 2026/27년 국내 대두유 생산 전망치는 15만 2천 톤으로 5년 평균(19만 3천 톤)보다 20% 이상 낮다 (KSPA, 2026). 반면 대두유 수입은 3년 평균(40만 톤)을 웃도는 45만 톤 수준으로 전망된다 (USDA FAS, 2026).

국내 대두유 생산과 수입 비교 막대그래프 — 생산은 감소, 수입은 45만 톤 안팎 유지
그림 3. 국내 대두유 생산과 수입국내 생산은 5년 평균을 밑도는 15만 톤대로 내려앉았고, 그 자리를 45만 톤 안팎의 수입이 메운다. 단위: 천 톤. 자료: KSPA·KCS, USDA FAS(2026) 재정리.

공급국 지형도 바뀌었다. 과거 대두유는 미국과 아르헨티나가 주로 댔다. 그러나 2022~2023년 물가 대응을 위한 정제 대두유 관세 면제 이후 베트남·중국·동남아산 저가 정제유를 들여오는 신규 업체가 진입했다. 그 결과 한때 미국산은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 다시 등장하는 등 공급국이 크게 다변화됐다.

표 2. 대두유 수입 공급국 변화
공급국MY2023/24(톤)MY2024/25(톤)
미국12,11484,686
아르헨티나252,735153,122
베트남71,309132,764
브라질6,709459
기타104,594111,326
합계447,461482,357

최근 동향 — 네 가지 변화

① 국산 콩 재고의 역설. 정부가 쌀 대신 콩 재배를 장려하면서 국산 콩 생산은 늘었다. 콩 자급률은 2022년 28.6%에서 2024년 37.4%까지 올랐다 (KREI, 2026). 그러나 수요가 따라오지 못해 정부 재고가 쌓였고, 정부는 2026년 식용 콩 수입 쿼터(WTO TRQ)를 최소치인 18만 5,787톤으로 줄였다 (MOEF, 2025). 국산은 남는데 쓸 곳이 마땅치 않은 구조다. 다만 국산 콩은 수입 콩보다 3~4배 비싸고, 착유·가공용 품질 규격이 달라 산업계 대체가 쉽지 않다.

② 팜유와 대두유의 가격 수렴. 9년 평균 179달러/톤이던 팜유·대두유의 가격차(스프레드)가 좁혀졌다 (KCS, 2026). 두 기름의 값이 비슷해지면서 업체들은 가격에 따라 유종을 유연하게 바꾸고 있다.

③ GMO 표시 확대. 수입 대두는 90% 이상이 유전자변형(GE) 품종인 반면 국산 콩은 비-GMO다. 정부는 식품위생법 개정에 맞춰 DNA·단백질이 검출되지 않는 정제유·간장 등까지 GMO 표시 의무를 넓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(MFDS, 2026). 이 경우 대부분 수입 대두유는 표시 대상이 되고, 국산 콩 기름은 비-GMO 강점을 얻는다.

④ 에너지와의 경쟁. 바이오디젤 혼합 의무는 2026년 4%에서 2027년 4.5%, 2030년 8%로 오른다 (KBEA, 2026). 수소화 식물성 기름(HVO)과 지속가능항공유(SAF) 투자도 이어진다. LG화학은 2027년 연산 30만 톤 규모의 국내 첫 HVO 공장을 짓고 있다. 식용유가 이제는 연료 원료와도 원료를 두고 경쟁하는 셈이다.

무엇이 이어질 것인가

국내 착유의 구조적 축소는 당분간 고착될 전망이다. 착유 마진이 회복되지 않는 한 완제품 기름 수입 의존은 더 깊어진다. 팜유 수출국들이 자국 에너지 정책으로 수출을 조일 경우 공급 불안정 위험도 있다 (USDA FAS, 2026).

그 사이 국산 콩·비-GMO 식용유라는 틈새가 열릴 수 있다. 정부는 국산 콩으로 만든 비-GMO 식용유 시장 육성을 언급하고 있다 (MAFRA, 2026). 다만 가격차와 품질 규격이라는 벽은 여전하다.

한국적 함의 — 보이지 않는 100% 수입 품목

유지류는 칼로리 밀도가 높아 한국인 식단에서 적지 않은 열량을 공급한다. 그러나 착유용·식용유 원료 콩은 사실상 전량 수입이고, 팜유·유채유도 국내 생산이 없다. 식용유는 통계상 잘 드러나지 않는 ‘보이지 않는 100% 수입 품목’이다.

콩 자급률
37.4%
2024, 논콩 확대
착유·식용유 원료 수입 의존
~100%
대두·팜·유채
참깨 자급률
~10%
생산기반 위축

참기름·들기름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. 정서적 위상은 높지만 원료인 참깨 자급률은 10% 안팎에 그친다 (KREI, 2024). 식량자급률을 곡물 중심으로만 볼 때 유지류의 이런 취약성은 잘 포착되지 않는다.

참고문헌


  1. USDA Foreign Agricultural Service. (2026). Oilseeds and Products Annual — Korea, Republic of (Report No. KS2026-0006). https://www.fas.usda.gov/data 

  2. 식품의약품안전처(MFDS). (2024). 식용유지 생산·판매 실적. (USDA FAS, 2026 재인용) 

  3. 관세청(KCS). 수출입 무역통계. (USDA FAS, 2026 재인용) 

  4. 한국농촌경제연구원(KREI). (2026). 농업전망 2026. https://www.krei.re.kr 

  5. 한국대두가공협회(KSPA). (2026). 착유량·추출률 통계. (USDA FAS, 2026 재인용) 

  6. 기획재정부(MOEF). (2025). 2026년 자율 TRQ 및 탄력관세 운용계획

참고문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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